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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털(VC)시장이 우리의 미래다

기사승인 2020.10.16  17: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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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C시장, 하반기 살아난다 민간출자보다 기관 경쟁 심화될 듯

VC는 용어 그대로 ‘벤처기업에 자본을 공급하는 존재’다. 비상장 스타트업에 투자해 기업 성장의 과실을 함께 누리는 존재이며, 달리는 말보다는 달릴 준비를 하는 말에 올라타 가속의 쾌감을 극대화하는 존재다. 고위험(high risk)을 감수해 고수익(high return)을 추구하는 모험 자본의 전형이 VC다. 스마트폰 시대를 연 애플도, 그 스마트폰을 두드려 온갖 배달음식을 즐기게 하는 배달의민족도, VC가 없었다면 지금 위치에 오르지 못했다. 앞으로 나아갈 VC의 미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벤처캐피탈, 핀테크에 23조 투자
회계·컨설팅 기업인 KPMG(회장 빌 토마스)가 발간한 ‘2020 상반기 핀테크 동향 보고서(Pulse of Fintech H1 2020)’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핀테크 투자액은 256억달러(한화 30조4700억원)로 전년(1504억달러) 대비 17%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핀테크에 대한 VC 투자는 200억달러로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연간 최대 투자액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주지역 투자자들이 핀테크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미주지역 129억달러, 유럽 및 중동·아프리카 46억달러, 아시아·태평양 81억달러를 기록했고, VC투자는 미주지역 93억달러, 유럽 및 중동·아프리카 40억달러, 아시아·태평양 67억달러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 차랑공유기업인 고젝(Gojek)은 30억달러를 유치하며 역대 최대규모의 VC투자를 받았다. 싱가포르 차량공유기업 그랩(Grab)과 미국 전자결제기업 스트라이프(Stripe)는 각각 8억8600만달러와 8억5000만 달러를 조달했다. 



상반기 VC투자는 후기 성장단계에 있는 벤처기업에 집중됐다. 이밖에도 상반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요 핀테크 거래에는 한국 결제솔루션기업인 케이에스넷(KSNET)의 바이아웃(인수 후 매각) 거래(2억3700만달러 규모)가 6위에 올랐다. 올 상반기 전 세계 기업들은 122억달러를 핀테크에 투자했다. 미국은 지난 1분기에 24억달러 이상의 사상 최대 기업 투자를 기록했으며 2분기에도 비슷한 규모의 기업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KPMG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디지털 채널 및 제품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미·중 무역 갈등으로 미국과 인도, 유럽 등에 대한 투자가 까다로워지면서 중국 기술산업 기업들의 동남아 투자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로 초기 단계 기업을 원격으로 조사하는데 한계가 있어 보다 알려진 후기 성장 기업에 자본이 집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이어지면서 해킹, 랜섬웨어 등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면서 사이버 보안 투자도 사상 최대치인 8억7080만달러를 기록했다.

업계, 3분기 이후 회복 자신감
코로나19로 주춤했던 벤처캐피털(VC) 시장이 하반기엔 살아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2조원에 육박하던 신규 벤처투자 규모는 올해 1억6495억원으로 1년 만에 17.3% 급감했다. 상반기 벤처투자가 하락세를 보인 건 2016년 이후 4년 만이다. VC업계는 3·4분기 이후 회복세를 자신했다. 전방산업인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이 좋은데다, 모태펀드 등 정책자금도 탄탄하게 뒷받침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모태펀드와 매칭될 민간출자 회복이 미지수라 VC간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주요 벤처펀드 운용사들에게 ‘하반기 시장’을 묻자 “지금도 좋다”고 입을 모았다. 안신영 H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코로나19가 한창인 3~4월엔 계약도 거의 없었고 보수적으로 접근했다”며 “하지만 현재 분위기가 많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도 “퓨처플레이의 경우 상반기에도 나쁘지 않았지만, 하반기엔 더 좋을 것”이라며 “이미 펀드도 새로 만들었고 투자사 중 올해 상장을 앞두고 있는 회사도 있다. 기관이건 개인이건 출자자도 늘고 투자사도 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처럼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주식시장이 앞에서 끌어주고, 정책금융이 뒤에서 밀어주기 때문이다. 일진창투 대표를 역임했던 유효상 숭실대학교 교수는 “의외로 투자시장은 주식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주식시장이 선방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주식시장이 잘 되면 상장하려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비상장 투자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요즈마그룹코리아 이원재 아시아총괄대표도 “국내 VC시장의 중심이 되는 모태펀드가 매년 증액되고, 다른 예산들도 늘어나고 있다”며 “당연히 VC가 펀드를 조성할 기회, 벤처가 투자를 받을 기회도 많이 생긴다”고 점쳤다.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는 “옵티머스나 라임 사태 등의 악재가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의지와 자금지원이 꾸준하다”며 “여기에 지난달부터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벤촉법)도 시행되고 기업형 벤처캐피털(CVC)도 추진되면 시장의 플러스 요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간출자는 글쎄… 경쟁 심화될 듯
하지만 신규 벤처펀드 결성에 대해선 이견이 갈렸다. 펀드의 씨앗을 제공하는 모태펀드는 꾸준하지만, 모태펀드를 기반으로 새로운 펀드를 결성할 민간출자가 회복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라 은행 등의 기관투자자(LP)와 개인출자자들은 현금 유동성 확보 때문에 VC에 출자를 망설이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올 상반기 펀드 결성도 지난해 보다 16.4%포인트 감소한 1조1388억원으로 집계됐다. 모태펀드 등 정책금융에서 1000억원 가량 출자를 늘렸지만, 현금 유동성 확보에 나선 금융기관과 개인 출자자 등 민간분야에서의 출자가 3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안 대표는 “올해 정부 자금이 늘고 있지만, 민간출자가 상대적으로 적게 풀려서 신규 펀딩을 결성하고 있는 운용사들이 애를 먹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또 펀드 결성이 어려워지며 VC간 경쟁도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황 최고투자책임자는 “코로나 사태 때문에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되지만 출자자들은 1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펀드에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짜고 싶어한다”며 “출자자 입장에서 ‘대박’ 보다는 최소한의 손실과 기존 수익률을 넘길 수 있는 곳을 선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 대표는 “그동안 산업이 어려울 때 꾸준히 투자할 수 있는 곳이 좋은 수익률을 냈다. 어려울 때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VC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중희 대표도 “경쟁력이 부족한 VC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부익부빈익빈 상황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네이버·우아한형제들, 베트남 벤처캐피탈 출자
네이버와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베트남 투자회사가 조성한 사모펀드에 함께 투자했다. 현지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우아한형제들은 베트남 투자기업 두벤처스(Do Ventures)의 5000만 달러(약 600억원) 규모 사모펀드에 투자했다. 싱가포르 인터넷 기업 씨(Sea)와 싱가포르 벤처캐피털 버텍스홀딩스도 참여했다. 두벤처스는 사이버에이전트벤처스 전 최고경영자(CEO)인 응웬만덩과 ESP캐피털 총괄 파트너였던 호앙우옌레가 설립한 투자 회사다. 이번에 모금한 자금을 설립 초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시리즈B 라운드에 참여할 계획이다.  우선 젊은 층 수요가 높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이후 주목을 받는 교육, 의료, 소셜커머스 등 B2C(기업과 소비자 간의 거래) 플랫폼에 투자할 예정이다. 

또 데이터·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위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솔루션을 제공하는 B2B(기업 간 거래) 플랫폼에 투자한다. 네이버와 우아한형제들은 이번 투자를 통해 베트남 사업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두벤처스가 투자하는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통해 현지에서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을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현재 베트남에서 동영상 서비스인 ‘브이’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 하노이과학기술대, 우정통신기술대 등과 산학협력을 통해 인공지능(AI) 등 IT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베트남에서 음식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호찌민을 시작으로 하노이 등으로 서비스 대상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2월 2011년 설립된 베트남 현지 배달업체인 ‘베트남엠엠(Vietnammm)’을 인수했다.                                                  
 

유인경 기자 sisanewsn@sisanews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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