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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스트리밍 제국 넷플릭스의 창립자 리드 헤이스팅스 회장

기사승인 2020.05.14  13:5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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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직원이 억대 연봉의 최고 직장

넷플릭스를 창업해서, 세계 최대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성장시킨 리드 헤이스팅스는 어떤 인물일까. 그의 삶과 철학 그리고 넷플릭스를 세계 최대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성장시킨 비결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자원봉사를 하던 수학 선생님에서 IT회사 대표로
리드 헤이스팅스의 본명은 ‘윌모트 리드 헤이스팅스 주니어(Wilmot Reed Hastings, Jr)’다. 1960년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시에서 태어난 그는 아버지 윌모트 헤이스팅스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보든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후 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스와질랜드에서 2년 동안(1983~85)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수학을 가르쳤다. 귀국한 그는 스탠포드대에 진학해 1988년 컴퓨터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대 초 그는 CEO라기 보단 개발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줬다. 학교를 졸업한 후 리드 헤이스팅스는 어댑티브 테크놀러지에 입사해 소프트웨어 디버깅 도구를 개발했다. 이어 1991년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위한 도구(개발툴)를 만드는 퓨어 소프트웨어를 설립했다. 퓨어 소프트웨어는 빠르게 성장했다. 1995년 마침내 IPO(기업공개)를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그 크기를 키웠다. 하지만 1997년 퓨어 소프트웨어는 개발 프로세스 관리 도구를 만드는 래셔널 소프트웨어게 인수되고 만다. 래셔널 소프트웨어는 리드 헤이스팅스에게 최고기술책임자(CTO)의 자리를 맡겼지만 자신만의 회사를 원한 리드 헤이스팅스는 새로운 창업을 위해 그가 6년 동안 키운 회사를 떠난다는 결정을 내렸다. 래셔널 소프트웨어도 2003년 IBM에게 인수되고 리드 헤이스팅스가 계속 퓨어 소프트웨어에 남아 있었다면, 지금쯤이면 아마 IBM에서 한 자리 차지하고 있지 않았을까.
 

 

 

넷플릭스가 태어난 이유 왜 사용자가 비싼 연체료를 내야하지?
퓨어 소프트웨어를 매각한 후 집에서 휴식을 취하던 리드 헤이스팅스는 한 가지 큰 의문에 사로잡힌다. “대체 왜 비디오를 빌려 본 후 제때 반납하지 않으면 비싼 연체료를 내야하는 거지?”
비디오대여점에서 영화 ‘아폴로13’을 빌려본 리드 헤이스팅스는 비디오 테이프를 제때 반납하지 않았다고 40달러에 이르는 큰 연체료가 발생하는 것에 경악했다. 집에서 거리가 먼 비디오대여점까지 사용자가 직접 갔다와야 하는 것도 억울한데, 조금 늦었다고 연체료까지 내야하다니 매우 불합리한 서비스라고 생각했다. 그는 이렇게 불합리하지만 굳어진 관행 속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았다. 거실에 앉아서 명령 한 번만 내리면 원하는 드라마와 영화를 즉시 볼 수 있고, 본 콘텐츠를 즉시 반납할 수 있는 서비스. 1990년대 초에 떠올린 아이디어라는 점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것을 넘어 공상같은 얘기다. 하지만 그는 인터넷과 컴퓨터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인터넷과 컴퓨터 기술이 무르익으면 충분히 모든 사용자가 거실에서 원하는 드라마와 영화를 즉시 감상하고 바로 반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1997년 퓨어 소프트웨어에서 함께 일한 동료인 마크 랜돌프와 함께 실리콘밸리 남쪽 캘리포니아주 로스가토스시에서 새 회사를 창업했다. 회사의 이름은 인터넷을 뜻하는 ‘넷’과 영화 주문을 뜻하는 ‘플릭스’를 합쳐 넷플릭스라고 지었다. 이름 그대로 인터넷에서 영화를 주문하는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사실 마크 랜돌프는 넷플릭스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잘 몰랐다. 그냥 막연히 인터넷을 통해 무엇인가를 판매하는 회사라고만 생각했다. 넷플릭스의 아이디어는 모두 리드 헤이스팅스의 머리에서 나왔다. 리드 헤이스팅스는 비디오 대여와 감상이 모두 인터넷에서 이루어지길 원했지만, 초창기 인터넷의 열악한 환경에선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때문에 현실과 상당히 타협을 해야만 했다. 초기 넷플릭스의 형태는 비디오대여점을 인터넷으로 옮긴 서비스였다. 사용자가 넷플릭스 홈페이지에 접속해 원하는 콘텐츠를 주문하면 해당 콘텐츠가 담긴 비디오테이프가 우편으로 사용자에게 전달된다. 넷플릭스는 1998년 30명의 직원과 925개의 콘텐츠를 갖추고 비디오테이프 임대 서비스를 시작했다. 1999년에는 넷플릭스 서비스의 핵심인 월간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블록버스터를 파산시키다
그러나 넷플릭스의 수익성은 생각만큼 좋지 못했다. 사용자에게 받는 개별 요금이 낮은데다가, 콘텐츠의 순환이 빨리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창립 이래로 계속 적자 행진이었다. 때문에 2000년에 들어 리드 헤이스팅스는 블록버스터에 넷플릭스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마침 블록버스터는 오프라인 대여 시스템만 구축하고, 온라인 대여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에 좋은 거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다. 매각 대금은 5,000만 달러 정도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블록버스터는 넷플릭스의 이러한 제안을 거절했다. 블록버스터의 전체 규모에 비하면 미약하기 짝이 없는 넷플릭스를 인수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후에 이는 야후의 구글 인수 거부와 함께 IT 업계에서 인수를 통해 경쟁자를 제거할 기회를 놓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게 된다. 
리드 헤이스팅스는 결국 넷플릭스를 독자적으로 성장시킨다는 결정을 내렸다. 일단 IPO를 진행해 성장을 위한 자금을 확보한 후 미국 각주에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해당 센터를 통해 사용자에게 콘텐츠를 빠르게 임대하고, 유통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사용자가 임대를 신청하면 당일 또는 다음 날이면 콘텐츠를 받아볼 수 있게 되었다. 콘텐츠를 저장하는 매체가 비디오테이프에서 한 번에 대량 유통이 가능한 DVD로 바뀐 것도 넷플릭스에겐 호재로 작용했다. 무엇보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추천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사용자가 임대한 콘텐츠의 장르와 특징을 파악하고 분석한 후 사용자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주기 시작한 것이다. 

진정한 인터넷 서비스로 거듭나
2007년에 들어 넷플릭스는 첫 번째 변화를 꾀했다.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해 리드 헤이스팅스의 꿈이 마침내 실현된 것이다. 넷플릭스는 무료, 광고 위주로 구성되어 있던 기존 동영상 스트리밍과 달리 철저하게 유료, 콘텐츠 위주로 서비스를 구성했다. 넷플릭스 회원에만 가입하면 추가 비용 없이 넷플릭스의 모든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었다. 콘텐츠 중간에 보기 싫은 광고같은 철저하게 배제해 지상파와 케이블TV에서 내 보내는 수 많은 광고에 지친 미국 사용자들은 이러한 넷플릭스의 정책에 열광했다. 가입자가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했으나, 처음부터 서비스 제공이 순탄치는 않았다. 많은 콘텐츠 유통사가 넷플릭스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을 거부했다. 넷플릭스는 따로 넷플릭스를 위한 전용 단말기를 제공하지 않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IT 기기에서 넷플릭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PC,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셋톱박스, 비디오게임기 등 인터넷에 연결되는 모든 기기에서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콘텐츠를 제공하는 국가도 점진적으로 늘려 나갔다. 
 

 

콘텐츠 유통에서 콘텐츠 생산자로
2011년에 들어 넷플릭스는 두 번째 변화를 시도했다. 바로 콘텐츠 유통자에서 벗어나 콘텐츠 생산자로 거듭나기 시작한 것이다. 2011년 테드 사란도스(Ted Sarandos)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는 리드 헤이스팅스에게 넷플릭스만의 자체 콘텐츠를 생산하자고 제안했다. 
2013년 공개된 하우스 오브 카드는 대성공을 거뒀다. 넷플릭스 가입자들은 하우스 오브 카드를 호평했고, 이를 보기 위해 넷플릭스에 가입하는 사용자들도 생겨났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EMI 어워드를 수상함으로써 그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하우스 오브 카드의 성공에 자신감을 얻은 리드 헤이스팅스와 넷플릭스는 자체 콘텐츠 제작을 더욱 강화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액션, 코미디, 스릴러, 다큐멘터리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했다. 두 번의 변화를 통해 넷플릭스는 인터넷 동영상 업계의 글로벌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직원이 아니라 스타 플레이어가 되라
넷플릭스는 실리콘밸리에서도 손 꼽힐 정도로 직원에게 좋은 대우를 해주지만, 그만큼 혹독한 직장 문화를 갖춘 것으로도 유명하다. 리드 헤이스팅스는 이를 자유와 책임으로 명명했다. 넷플릭스의 평균 연봉은 25만 달러가 넘는다. 전 직원이 억대 연봉을 받는 것이다. 근무 시간에 대한 제한도 없다. 반드시 자리를 지킬 필요도 없으며, 직원이 쉬고 싶을 때 언제든지 휴가를 내면 된다. 직원은 자신의 업무에 필요한 기기를 자유롭게 주문할 수 있고, 매니저의 허가 같은 것을 받지 않아도 새로운 업무나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추진할 수 있다. 대신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회사를 떠나야 한다. 회사에서 오래 일했다, 열심히 노력했다 등은 넷플릭스와 리드 헤이스팅스의 관심사가 아니다. A만큼의 노력을 했는데 B만큼의 성과가 나왔다면, 아쉽지만 그 직원은 회사를 떠나야 한다. 대신 퇴직금은 두둑히 챙겨준다. 넷플릭스는 매년 전 직원의 성과를 평가해 하위성과자 20%를 해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대로 B만큼의 노력을 했는데 A만큼의 성과가 나왔다면 그 직원은 더욱 높은 성과를 낼 능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더 많은 권한과 혜택을 부여한다.
리드 헤이스팅스는 “우리는 프로 스포츠 팀이지 아이들을 위한 레크리에이션 팀이 아니다. (넷플릭스의 직원은)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들인 만큼 최고의 성과를 내야 한다. 대신 스타 플레이어들은 그 능력만큼 대접받아야 한다”고 넷플릭스의 기업 문화를 간결하게 설명했다.                                                  
   

이철영 대기자 lcyfe@sisanew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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