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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가치 경영 SK 최태원 회장

기사승인 2019.06.10  15: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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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한기업이 더 많이, 더 오래 번다

최태원 회장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기업가로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소셜 밸류’로 확장했다. 이는 기업의 존재 이유에 대한 그만의 성찰에서 나왔다. 그는 “구성원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 모두가 행복하게 하는 일을 해야 지속가능한 경영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사회적 가치 측정 시스템 구축해 본격 운영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처음으로 ‘소셜 밸류 세션’을 개최한 최 회장은 “(SK그룹) 회장에 취임한 후 10년 동안은 철저하게 기업인으로 살았지만, 이후부터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최 회장은 말로만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주며 글로벌 일류기업의 경영자들도 깜짝 놀랄 만한 다양한 제도를 정착시켰다. 
대표적인 게 ‘더블 보텀 라인(Double Bottom Line)’이다. 계열사의 경영 실적을 영업 활동과 소셜 밸류 비중을 각각 50%로 놓고 평가하는 제도다. SK는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보텀라인(DBL) 경영’ 토대가 되는 사회적 가치 측정 시스템을 구축해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사회적 가치는 기업 경영활동 등을 통해 일자리 부족, 환경오염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한 성과를 말한다. DBL 경영은 영업이익 등 기업이 창출한 경제적 가치를 재무제표에 표기하듯 같은 기간의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화폐로 환산해 관리하는 것이다. 그룹의 미션도 ‘(SK그룹은) 사회의 경제적 발전에 기여해야 하고, 사회적 밸류를 통해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것’이라고 바꿨다. 더욱 파격적인 것은 ‘소셜 프로그레스 크레디트(Social Progress Credit)’다. 사회적 기업이 만든 소셜 밸류를 금전적 가치로 측정해 이를 현금으로 보상해준다. 최 회장은 소셜 프로그레스 크레디트를 통해 현재까지 130여 개 사회적 기업에 인센티브를 현금으로 제공했다. 최 회장은 “SPC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회적 기업 중 70%가 소셜 밸류와 기업의 이익이 함께 상승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사회적 기업가 육성을 위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함께 2013년부터 ‘사회적 기업가 MBA’ 2년 과정을 개설했다. 또 한국 최초로 사회적 기업 전용 ‘민간 펀드’도 만들었다. 
 

‘이익’만 추구하는 기업 문화 달라져야
최 회장의 행보는 행복과 사회적 가치를 더 많이 이야기한다. 예전에 일본 경영자를 만나면 사상과 철학을 말하고, 미국 경영자는 기부에 대한 소신을 빼놓지 않았다. 한국 경영자는 주로 기업의 이익과 구성원의 성실함을 강조했다. 그런 면에서 최 회장은 다른 경영자들과 다르다. 최 회장은 “선대 회장(고 최종현 회장)께서 SKMS(SK경영관리체계, SK Management System)라는 것을 만들어 기업 경영에 대한 철학을 정립했다. 우리가 기업을 왜 하는가, 기업에 왜 사람이 모이는가를 정의하고, 이에 맞는 철학을 공유하기 위한 의도였다. 기업이라는 게 돈을 벌고 이익이 생기면 사람들이 함께하지만, 조금이라도 상황이 나빠지면 싸우고 깨지게 된다. 오랫동안 기업을 지속하려면 기업 철학을 공유해야 한다. 선대 회장께서 만든 SKMS는 그 시대에 맞았고, 운영이 잘됐다.”고 설명했다. 
회장에 취임한 후 그룹 경영에서 두 가지 철학을 강조했다. 첫째는 ‘사람’이다. 그동안 기업가는 회사의 이익만 생각했다. 그런데 기업가가 뭔가에 도전하려면 구성원 스스로가 도전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치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선대 회장은 이를 ‘Voluntarily, Willingly(자발적, 의욕적)’라고 말했다. 만약 구성원들에게 ‘이것 해라’라고 명령하면 구성원들은 그것만 하게 된다. 최 회장은 “나는 우리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일할 수 있는 구성원 중심의 기업문화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또 다른 하나는 ‘행복’이다. 구성원들이 왜 SK에 들어왔는가 물어보면 ‘돈’ 때문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렇지만 더 나아가서 ‘왜 돈이 필요한가?’라고 물으면 ‘행복해지기 위해서’라고 답한다.”라고 덧붙였다. 

기업 혁신과 구성원 행복 위해 소셜 밸류 추구
최태원 회장의 소셜 밸류는 선대 회장의 경영 철학을 이어받아 확장했다. 최 회장은 3년 전부터 소셜 밸류 확산을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였다. 소셜 밸류 실행을 위한 각종 제도를 그룹에 이식하기 시작했다. 2016년에는 SKMS에 ‘경제적 가치 창출과 더불어 사회적 가치 창출을 경영활동의 목적’이라고 추가했다. 2017년에는 주요 계열사 정관에 소셜 밸류 추구를 새로운 회사 미션으로 명시했다. 더블 보텀 라인의 핵심은 소셜 밸류를 어떻게 수치로 측정할 수 있느냐다. 최 회장은 “소셜 밸류는 경제적 가치와 달리 이익과 손실로 측정할 수 있는 도구가 없었다. 몇 년 동안 측정방법을 만들기 위해 학교와 정책 연구소, 사회적 기업 등과 함께 노력했다”고 밝혔다. 2018년 17개 계열사가 이 회계 시스템을 적용했다.
최 회장은 또 “내가 시도하는 또 다른 도전은 기업이 돈을 버는 곳이라는 생각을 바꾸는 것이다. 기업의 가장 좋은 모습은 목적을 공유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기업이 뭔가를 만들어낼 때 자본의 이익뿐만 아니라 소셜 밸류를 중심에 놓으면 물건을 더 잘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나는 기업 구성원의 행복과 소셜 밸류를 위해 노력한 사람으로 기억되면 좋겠다. 내가 잘한 일도 있을 것이고, 못한 일도 있을 것이다. 내 뒤에 오는 경영자는 나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더 높은 수준의 성취를 할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은 현재의 역사와 데이터를 모으고, 내 뒤를 잇는 사람에게 이를 전달하는 것이다. 내가 모아놓은 자료를 보고 이런 길이 있었다고 알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회적 가치 위해 사회문제 파악
SK 최태원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이유는 기업이 경제적 가치와 마찬가지로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려면 지표와 기준점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에 SK는 지난달 2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슈펙스홀에서 진행된 언론설명회에서 사회적 가치 측정 취지와 방식과 주요 관계사 측정 결과, 향후 계획 등을 공개했다.
SK는 현재 사회적 가치의 플러스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는 규모보다 개선 기준점 설정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은 마이너스 영역과 규모를 파악해 긍정적인 영향은 확대하고 부정적인 영향은 개선하기 위한 목표를 설정해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사회적 가치 개선 활동을 통해 비즈니스와 관련돼 있는 사회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비즈니스 모델 혁신 기회로 활용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사회적 가치 창출 노력은 기업 본연의 비즈니스 활동과 별개가 아니다”며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만들기 위해 비즈니스와 관련된 사회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비즈니스 모델 혁신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BASF) 등 일부 국내외 기업이 각자의 방식으로 사회적 가치를 측정 및 공표해왔지만 제품·서비스 관련 사회적 가치까지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SK가 처음이다. 예를 들어 소비자 피해관련 사건·사고, 지배구조 개선 성과, 법규 위반 사항 등은 객관적인 측정방법을 아직 개발하지 못했다. 각 사는 자체 측정결과 공표 시 미반영 항목을 주석에 표기하고, 추후 반영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최태원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것은 목표를 정해 모자란 부분을 개선할 의지가 있다는 것”이라며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측정결과 공표를 독려했다고 SK는 설명했다. 최 회장은 “향후 경제적 가치와 함께 사회적 가치를 일종의 재무제표 형태로 작성해서 공개하는 방안을 회계학자들과 공동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또 “사회적 가치 측정은 DBL 경영을 동력으로 ‘New SK’를 만들기 위한 작지만 큰 걸음을 내딛은 것”이라며 “지도에 없는 길을 처음 가는 것인 만큼 시행착오도 많겠지만 결국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A그룹, SK그룹 ‘사회적 가치’ 방안 논의
아태 지역 최대 규모의 생명보험사, AIA그룹 응 켕 후이(Ng Keng Hooi) CEO 겸 회장이 방한하여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만나 ‘공유가치 창조 및 사회적 가치 강화’를 위한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 5월 9일,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만난 두 사람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역공동체를 위한 공유가치 창조’라는 공통된 기업 철학을 화두로 열띤 대화를 이어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같은 목표를 위해 두 기업이 상호 협력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했고 당면과제 해결을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AIA그룹 응 켕 후이 회장은 ‘AIA 바이탈리티’ 서비스를 통해 개인(소비자)과 기업(보험사), 파트너사와 지역공동체가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공유가치 창출 비즈니스 모델인 ‘에코 시스템(Eco-system)’ 구축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SK 최태원 회장 역시 올해 1월 다보스 포럼에서 지속 성장 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기업들이 수행해야 할 역할에 대해 피력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바 있다.
이번 두 회장의 만남은 같은 기업 철학을 추구하는 공통점뿐만 아니라, ‘AIA 바이탈리티 X T건강걷기’ 서비스 운영에 있어 AIA생명과 SK텔레콤, SK㈜ C&C 등이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AIA 생명은 지난해 8월, SK텔레콤, SK C&C와 함께 ‘AIA 바이탈리티 X T건강걷기’ 어플리케이션을 함께 선보이며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해당 앱은 지난 4월 말 기준 가입자가 100만명을 돌파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AIA 생명 관계자는 “이번 양 그룹 회장님의 만남은, 한국은 물론 여타 아시아 사업진출 국가에서도 두 그룹사가 지역사회를 위해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공동협력 방안을 모색해본 소중한 시간이었다. 두 회장님 모두 진정성을 갖고 우리 사회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애쓰시는 만큼, 향후 적극적인 실행안을 도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동현 기자 jineu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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