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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속의 정보 전달하는 ‘뉴로 마케팅’

기사승인 2019.06.10  15: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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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속마음 읽어 마케팅에 주목

‘뉴로 마케팅(neuro marketing)’이 부상하고 있다. 뉴로 마케팅은 뇌과학 기술을 이용해 소비자가 무의식적으로 느끼는 심리와 행동을 연구해 이를 제품 개발ㆍ개선, 광고 효과 측정 등에 활용하려는 시도다. 최근 뇌신경 과학의 연구 성과가 급속히 발전하면서 전자ㆍ화장품ㆍ자동차ㆍ이동통신 분야의 대표 기업을 중심으로 뉴로 마케팅이 확산되는 추세다. 


소비자의 무의식적 반응 및 두뇌 활동 분석
왜 백화점 여성 매장 내 피팅룸 거울은 문 밖에 있을까? 왜 마트 오른쪽 통로에 있는 제품이 더 잘 팔릴까? 소비자들은 왜 친환경 제품에 열광할까? 이 질문의 답은 바로 ‘인간의 뇌’에 있다. 이렇게 소비자의 뇌, 무의식을 공략하는 뉴로마케팅이 주목 받고 있다. 뉴로 마케팅은 `사람의 속마음까지 알아낼 수 있다`는 데서 출발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뇌파를 측정해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파악하는 조사다. 소비자 마음을 알아내기 위해 막대한 돈과 자원을 쏟아붓는 기업 입장에선 반가운 기법이다. 이를 마케팅 활동에 접목한 것이 `뉴로마케팅(Neuro Marketing)`이다.
뉴로마케팅(Neuro Market은 뇌 속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뉴런(Neuron)과 마케팅의 합성어다.뉴로마케팅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뇌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우리의 뇌는 크게 구뇌, 중뇌, 신뇌의 세 부분으로 나뉜다. 특히 중뇌는 사람의 감정, 쾌락, 통증을 담당하는 부분이며 브랜드의 친숙도와 호감, 비호감 등의 감정적 반응은 이 영역에서 주로 확인할 수 있다. 뉴로 마케팅은 기존의 마케팅 조사 방식을 뛰어넘어 소비자가 지각하지 못한 무의식적 반응 같은 두뇌 자극 활동을 분석해 마케팅에 접목하는 마케팅 방식이다. 
뉴로마케팅에서는 뇌세포 활성 수준이나 자율신경계 변화를 측정해 소비자 심리와 행동을 분석하게 된다. 제럴드 잘트먼 하버드대 교수에 따르면 인간의 사)고는 95%가 무의식 중에 일어난다고 한다. 달리 말하자면 사람들이 말로 표현하는 반응은 고작 5%밖에 담아내지 못한다는 얘기다. 본인 스스로도 모르는 속마음 95%를 잡아낼 수 있는 뇌의 움직임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고 있는 것이다. 
 

뉴로마케팅으로 가는 길 ‘뉴로리서치’
뉴로마케팅의 심리 분석은 ‘뉴로리서치 기법’을 통해 이뤄진다. 뉴로리서치 기법은 소비자의 응답뿐 아니라 뇌 영상, 안구운동 추적, 뇌파측정, 자율신경계 반응, 정신물리학 기법을 활용하여 다양하고 과학적으로 고객의 반응을 측정하는 기법이다. 뉴로리서치 기법에는 눈동자를 정밀하게 측정하여 무엇을 보고 있는지 추적하는 ‘시선추적 방법’, 움직임과 행동을 측정하는 ‘동선추적 방법’ 그리고 ‘고객행동추적 방법’ 등이 있다. 또한 뉴로리서치 기법은 뇌파, fMRI(기능성 뇌영상)* 등의 뇌 분석 기술을 이용하고 뇌세포의 활성도를 측정해 두뇌 활동 반응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다양한 기법들을 통해 기업들은 제품 출시 전 미리 사전에 만들어 놓은 제품들을 검증한다. 브레인앤리서치 조사2과 이상원 매니저는 “우리 회사에서도 뉴로리서치 기법을 이용해 디자인 검증을 주로 하는 편”이라며 “청소기, 냉장고 등 다양한 가전제품에 뉴로리서치 기법이 쓰인다”고 말했다. 
또한 여러 기업에서 실시하는 매장 조사 역시 뉴로리서치 기법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시선추적 방법을 이용하여 실제 구매상황과 똑같은 조건에서 쇼핑하는 고객들의 눈 깜박임 빈도, 피부전도반응, 뇌파반응까지 다양한 신경·행동측정을 통해 시선과 감정을 분석함으로써 매장의 최적 동선과 디스플레이 효과를 분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이 내뱉는 말과 뇌가 보내는 신호 중 무엇이 더 신뢰할 만한가. 이런 문제의식에 대해 최근 페이스북에 관한 뇌파 연구는 흥미로운 점을 보여준다.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는 이유를 물으면 흔히 `정보 공유`라고 답한다. 그런데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공유할 때 뇌파를 조사했더니 섹스할 때와 같은 뇌 부분이 활성화돼 연구자들을 놀라게 했다. 페이스북 공유 행동이 섹스할 때와 같은 쾌락중추를 자극한 것이다. 사람들이 하는 `이성적 응답`은 소위 `사회적 바람직성(social desirability)`에 따라 왜곡될 수 있다는 증거다. 

컨슈머 뉴로사이언스 통해 광고 효과 판단
마케터들은 뉴로마케팅에서 소비자 편향이 배제된 보다 정확한 반응을 기대한다. 특히 광고에 대한 반응 측정은 컨슈머 뉴로사이언스가 가장 많이 쓰이는 분야다. 컨슈머 뉴로사이언스를 통해 마케터들은 초 단위로 주의ㆍ감정ㆍ기억 등을 파악해 광고에서 효과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으며, 어떤 요소들이 부족한지도 알아낼 수 있다. 통상 광고는 30초가 보통이지만 이를 15초 혹은 더 짧게 수정해 압축할지도 뉴로사이언스 기법을 통해 판단할 수 있다. 특히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소비자가 주의를 기울이는 시간이 짧아져 6초 동영상이 유튜브에서 유행을 끌고 있는 것이나 5초 안에 주의를 끌지 못하면 ‘광고 건너뛰기’를 누르는 경우가 허다한 상황에서 광고의 ‘압축성’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 
국내에서도 컨슈머 뉴로사이언스 도입이 확장되고 있다. 칠성사이다를 더 젊고 쿨한 브랜드로 이미지 변신시키기 위한 광고 캠페인이 그 같은 예다. 기존 광고 조사방식은 동영상을 보여주고 설문지로 응답받는 수준이었지만 이 같은 응답이 실제 소비자의 광고 반응과는 괴리가 있다는 논란이 있다. 이에 고밀도뇌파추적과 시선추적 방식을 결합해 광고에 대한 반응을 측정했다. 어느 광고가 정말로 효과적인지, 어느 장면과 요소가 효과적으로 소구하는지를 밝혀내는 뇌 반응 측정을 실시한 것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의 감성적 반응을 고양할 수 있는 신경학적 효과의 자연리듬과 시퀀스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것은 유의미한 성과였다. 비단 광고 반응 측정에만 컨슈머 뉴로사이언스가 쓰이는 것은 아니다. 신제품 개발, 매장 내 마케팅 활동에 대한 소비자 반응 조사에도 적용될 수 있다. 신제품 형태나 맛 등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를 테스트하기도 하고,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최적화된 매장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시선 추적기와 센서를 소비자의 몸에 붙이고 그들이 매장 내에서 쇼핑하는 동안 뇌 반응을 측정해 매장 레이아웃과 사진, 컬러를 개선하기도 한다. 
실제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이 같은 방법을 써 성공했다. P&G는 섬유탈취제인 페브리즈 출시 전 소비자 뇌 반응을 측정했으며 성공을 예감했다고 한다. 유니레버는 소비자 뇌 반응 분석을 통해 자사에서 개발한 초콜릿바 아이스크림이 초콜릿이나 요구르트보다 더 본능적인 만족감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며 이를 통해 신제품 개발에 나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캠벨사는 시선 추적기와 센서를 40명의 몸에 붙이고 슈퍼마켓에서 쇼핑하도록 하고 그들의 눈동자 움직임, 심장박동수, 호흡 변화, 피부 습도 등을 측정하고 몸동작을 세밀하게 관찰했다. 그 분석 결과를 토대로 라벨의 레이아웃과 사진, 컬러를 바꿨다. 컨슈머 뉴로사이언스 적용 분야는 더 넓혀갈 수 있다.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뉴로 마케팅을 도입하는 초기 단계다. 아모레퍼시픽 연구개발(R&D) 유닛 ‘고객감성 랩(Lab)’은 뇌신경 과학을 바탕으로 고객 반응을 연구하고 있으며 향후 제품 개발ㆍ마케팅 등 다방면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아이오페 스킨위크’에서 고객들이 ‘뇌파 측정(EEG)’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을 처음으로 마련했다. 스킨위크 행사장에 들어서자 뇌파 측정을 위한 별도 공간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아이오페 연구원의 안내에 따라 소파에 앉아 뇌파 측정을 위한 헤드셋을 착용했다. 권구상 고객감성 랩 연구원은 “‘덴츠 사이언스잼’의 뇌파 장비와 ‘이모션 애널라이저’를 사용해 고객의 실시간 감정 변화를 포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로마케팅은 새롭게 부상한 마케팅 기법인 만큼 여러 한계를 갖고 있지만 마케팅 영역에 있어서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뇌 영상 기술의 발달과 동시에 뇌신경과학과 다양한 학문의 융합은 뉴로마케팅이 앞으로 얼마나 더 발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제는 사람 말만 들을 것이 아니라 뇌 신호를 잘 들어야 하는 시대다. 인간의 두뇌를 이해하면 더 좋은 제품을 개발할 수 있고, 더 효과적인 마케팅과 광고를 할 수 있다. 독자들이 이 같은 뉴로마케팅 등장이 조지 오웰의 ‘1984’에 나오는 빅브러더의 출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는 오해다. 다만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정확히 알고자 할 뿐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이를 채워주고 해결해 줄 수 있는 마케팅과 광고가 가능하다. 말은 5%의 진실만을 담고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임동훈 기자 stimeup@sisanews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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