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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필수 경영전략

기사승인 2019.05.10  09:4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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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유가치 창출로 돈 버는 경영

점점 생존이 어려워지는 시장환경에서 CSV(Creation Shared Value·공유가치창출)는 불가능한 미션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고 전파하는 기업가와 학자들은 오히려 시장이 어렵기 때문에 CSV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CSV야말로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필수 경영전략이라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때 공정무역 커피가 유행한 적이 있다. 다국적 대기업의 착취형 유통구조를 거부하고 직거래를 통해 가난한 커피 농가에 정당한 소득을 보전해 주자는 취지의 비즈니스였지만, 곧 인기가 시들해졌다. 일반 커피보다 맛과 서비스는 떨어지는데 값은 더 비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기업이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해서는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다. 온라인 시장은 싸고 질 좋은 해외의 제품을 안방에서 주문할 수 있는 통로가 됐고, SNS는 대기업과도 싸울 수 있는 소비자들의 든든한 무기가 됐다. 미래의 불확실한 행복보다 오늘의 분명한 행복을 사겠다는 전에 없던 트렌드도 등장했다. 원가 경쟁 같은 과거의 경영 방식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다.

코카콜라의 ‘매뉴얼 유통 센터(Manual Distribution Center, MDC)’프로그램
이미 미국의 선진 기업들은 CSV 개념을 일찍 기업활동에 접목시켰다. 정보기술(IT) 회사인 시스코와 마이크로소프트는 IT기술을, GE는 회사의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면서 집중하기 시작한 에너지와 환경을 주제로 삼았다. 정유회사인 엑손모빌은 유전개발을 활발히 진행한 지역인 아프리카의 문제, 스타벅스는 커피원료 구매, 그리고 코카콜라는 가장 중요한 제품 원료인 물을 각각 테마로 잡고 활동을 벌여왔다. 코카콜라는  바로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한 CSV 방식을 전개했다. 코카콜라는 아프리카 현지의 유통 사업자인 사브코(SABCO)와 협력하여 '매뉴얼 유통 센터(Manual Distribution Center, 이하 MDC)’를 설립한다. 이 MDC의 핵심은 ‘현지인 고용을 통한 코카콜라의 운송’으로, 아프리카 현지 주민을 고용하여 그들이 사용하는 운송 방식을 코카콜라의 제품 운송에 차용한다. 그 결과, 코카콜라는 MDC에 고용된 현지인들의 자전거나 카트를 통해 배달 지역의 소매점에 제품을 효과적으로 유통시킬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코카콜라는 연간 5억 달러 매출을 올렸으며, 에티오피아, 케냐, 우간다, 모잠비크, 탄자니아 등에서 MDC를 통해 올린 매출은 코카콜라 전체 매출의 95%를 차지한다. 코카콜라와 사브코는 1999년 10개의 MDC를 오픈한 이래 2013년 현재 3,200여 개까지 확장했다. MDC는 단순히 코카콜라의 경제적 효과에만 그치지 않는다. MDC가 확장하는 과정에서 현지인 약 1만 9,000명이 새로운 일자리를 얻었고, 그만큼 아프리카 지역사회도 경제적으로 성장했다. 특히 에티오피아와 탄자니아에서만 6천 개 일자리가 생겼고, 탄자니아에서는 각 센터당 평균 7명이나 채용되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95%의 오너와 80%의 직원들이 모두 전보다 수입이 좋아졌다고 한다. 게다가 탄자니아에서는 MDC의 오너 중 35%가 여성이며, 전체 직원 중 40% 이상이 여성 직원이다. 코카콜라는 새로 개점하는 MDC의 절반을 여성 창업자가 운영하게 하는 등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이들은 일방적으로 지원금을 주거나 봉사활동 자체만을 강조한 게 아니었다. 그 활동을 함으로써 기업의 사업이 확장된 효과를 얻었다. 기업 자체의 역량으로 부족한 부분은 각 지역의 교육기관이나 비영리단체, 나아가 다른 기업들과 협력해 활동을 진행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같이 활동하고 있는 기관이나 단체들에게까지 심어줌으로써 파급력을 높이는 효과를 얻었다. 즉, 사회에 좋은 일을 하려고 추진한 일이 자기 회사의 물건을 많이 팔게 되는 일거양득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이게 바로 CSV의 핵심이다. 국내 기업들도 CSV를 강조하고 있다. 

착한 기업으로 환골탈태하는 SK 실험 
국내 대기업은 어디라고 할 것 없이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지만 특히 SK 그룹은 남다른 수준이다. 최 회장이 강조하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은 기존 통념을 확실히 깬다. 사회로부터 돈을 벌었으니 이익 일부분을 사회로 환원해야 한다는 수준을 크게 넘어선다. 그는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고, 국가 경제도 발전한다고 주장한다. 이윤 추구를 기업 목적으로 가르쳤던 ‘경영학 원론’을 벗어난 얘기로까지 들린다. 이런 철학을 담은 최 회장의 발언은 셀 수 없이 많다. 공유 인프라의 대표적인 사례가 ‘주유소 O2O(온오프라인 연계) 플랫폼’이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에너지와 GS칼텍스는 지난해 6월 양 사 주유소를 활용한 택배 서비스 사업 ‘홈픽’을 시작했다. 기업과 개인이 아닌 개인과 개인 간(C2C) 택배 운송이 핵심이다. 

네이버, 카카오톡, SK텔레콤 인공지능 서비스 ‘누구’, CJ대한통운 애플리케이션(앱), 홈픽 홈페이지나 앱으로 택배를 접수하면 택배 집화기사 ‘피커’가 1시간 내 집으로 찾아간다. 이후 택배를 450여개 거점 주유소로 운반한다. 주유소에 보관된 택배는 CJ대한통운이 배송지까지 운송하는 시스템이다. ‘언제 어디서든 1시간 이내 방문 픽업’ 전략을 내세운 덕분에 인기가 뜨겁다. 하루 평균 3000건 이상 주문이 이뤄져 월 이용건수만 5만건을 넘는다. 경쟁사와 손을 잡은 데다 전국 곳곳에 퍼진 주유소를 소비자 생활 인프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SK에너지는 여세를 몰아 주유소 기반 스마트 보관함 서비스 ‘큐부(QBoo)’까지 내놨다. 큐부는 ‘큐브(스마트 보관함)야 부탁해’의 줄임말. 주유소 내 무인택배 보관 서비스를 이용하고, 중고물품을 거래할 때도 상대방과 직접 만나지 않고 거래가 가능한 서비스다. 또 세탁소가 문을 열지 않은 시간에도 세탁물을 맡기고, 개인 물품을 오랜 기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주유소 입장에서는 고객 증가에 따른 매출 확대는 물론이고 스마트 보관함을 광고 플랫폼으로 활용해 추가 수익 창출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큐부 서비스에는 여러 스타트업이 함께 참여해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생태계 조성’이란 의미도 더했다.

삼성카드, 커뮤니티 ‘아지냥이’ 통해 ‘공유가치창출’ 
삼성카드의 공유가치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 경영도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 2014년 3월 ‘영랩’을 시작으로, 2016년 1월 ‘베이비스토리’, 2017년에는 ‘키즈곰곰’, ‘아지냥이’, 지난 1월 ‘인생락서’ 등 고객들의 주요 관심사를 공유하는 온라인·디지털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를 업계 최초 운영하며 CSV경영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특히 삼성카드 ‘아지냥이’는 반려동물과 반려인들을 위한 전문성 높은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반려동물이 겪고 있는 문제 증상을 간단히 등록하면 수의사에게 직접 1:1 무료상담 받을 수 있다. 질병이나 행동, 양육방법에 대해 검증된 전문가 정보를 신속하게 답변 받을 수 있는 챗봇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반려동물의 정서적 안정을 위한 액션 플랜도 제공한다. 수의사가 제시한 산책량, 양치이력 등 데일리 미션에 도전하거나, 반려동물을 위한 활동 등을 사진으로 인증하는 방식이다. 사회를 위한 공익활동의 일환으로 유기동물 스토리나 입양을 위한 정보도 지역 및 품종별로 조회할 수 있다

이익 중심의 기업을 넘어 가치 중심의 기업으로
바야흐로 자본주의 4.0 시대다. 신자유주의 시대의 미덕이었던 매출과 이익의 극대화, 이의 한계를 이제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세상은 매출이 크고 이익이 많은 기업을 더 이상 존경하지 않는다.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이 존경받고, 또 그런 기업이 성장하는 세상이다. 이동현 교수의 강의는 ‘매출이나 수익 등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무얼 어떻게 해야 할까’가 아니라 ‘초일류기업의 본질’에 대해 곱씹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결론은, 구성원의 몰입을 이끌어 내고 고객의 사랑을 받는 기업이 이젠 진정한 초일류기업이라는 것이다. 다음 게임에서 승리할 초일류 기업의 모습은 이제, 아니 이미 달라지고 있다. 혁신 또 혁신할 일이다.   

이철영 대기자 lcyfe@sisanew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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